1.국가면제란

이 자료는 국가면제를 둘러싼 독일과 이탈리아의 분쟁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CJ) 판결이다. 국가면제란 주권 국가는 타국의 재판권에 따르는 것을 면제된다는 관습국제법상의 규칙이다.(예를 들어 일본 법원에 미국을 피고로 하는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국가면제가 적용되면 실질 심리에 들어가지 않고 각하된다.) 과거에는 국가면제는 절대적인 것이어서 예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해되어 있었다(절대 면제 주의).하지만, 국가의 상업 행위의 발전에 따라 주권 행위에는 국가면제가 적용되지만 업무 관리 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이해되게 되었다(제한 면제 주의)

2.발단이 된 사실


이 사건의 발단이 된 사실은 제2차 세계 대전 중 나치 독일이 유럽에서 저지른 다음과 같은 잔혹 행위나 인권 침해이다. 이 가운데 디스토모 사건 피해자 유족들은 그리스 법원에, 기타 사건 피해자 유족들은 이탈리아 법원에 독일을 피고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디스토모 사건
제2차 세계 대전중인 1944년 6월, 독일군이 빨치산 부대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그리스 중남부의 디스토모 마을의 민간인 214명을 학살했다.

치비텟라 사건
1944년 6월,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 치비텟라 마을에서 빨치산에 의한 독일 군인 3명 살해에 대한 보복으로 민간인 203명을 교회에 모아 폭행한 후 살해했다.

이탈리아 군인 수용자 사건
이탈리아가 쿠데타에 의해 무솔리니를 권력에서 축출한 후, 많은 이탈리아 군인이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독일이나 독일 점령지로 이송되고 강제 노동에 종사했다.

펠리니 사건
외와 같은 시기에 많은 민간인이 이탈리아에서 독일이나 점령지로 이송되어 군사 산업에서 강제 노동에 종사했다. 펠리니 씨도 그런 피해자 중에 한 사람이다.

3.제소 경위

구미에서는 나치 피해자의 독일 국가를 피고로 하는 다수의 소송이 벨기에, 아일랜드 슬로베니아 그리스, 폴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세르비아, 브라질 각국 법원에 제기되어 왔다. 이 중 대부분의 소송은 국가면제를 이유로 각하됐지만 위의 각 사건은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법원이 독일의 국가면제를 부인하고 소송 절차를 진행해서 원고 승소 판결이 확정했다. 그 뒤 그리스 디스토모 사건 원고는 이탈리아에서의 집행을 이탈리아 법원으로 인정 받아 이탈리아에 있는 독일 재산에 강제 집행했다. 이에 위의 이탈리아 법원의 각 판단은 독일에 국가면제를 주는 국제법상의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며 독일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했다. 이것이 국가면제(독대 이)사건이다.(그리스는 비 당사자로서 소송 참가했다.)

4.당사국의 주장


독일의 주장에 대해 이탈리아는 주로 다음 두가지 항변을 주장했다.

① 법정지 국내에서의 외국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주권 행위에도 국가면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관습국제법(불법 행위 예외)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이탈리아 영내에서 저지른 독일군의 행위에 대해서 이탈리아 법원이 독일에 국가면제를 적용할 의무는 없다.

② 국가의 불법 행위가 강행 규범(jus cogens)을 위반하고, 피해자가 이용할 수 있는 다른 구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는 국가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독일은 ①에 대해 불법 행위 예외가 관습국제법임을 부인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무력 분쟁 수행 과정에서의 군대의 행위에 대해서는 국가면제를 적용한다는 관습국제법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또 ②에 대해서는 그런 관습국제법은 성립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5.재판소의 판단


국제사법재판소는 오와다 히사시 소장(일본)을 비롯한 12명의 재판관에 의한 다수 의견으로, 독일의 청구 대부분을 인용했다. 각국의 재판 사례나 입법례 조약 문구 등에서 독일의 주장하는 무력 분쟁 수행 과정에서의 군대의 행위에 대해서는 국가면제를 적용한다는 관습국제법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탈리아가 주장하는 강행 규범 을 위반하고 다른 구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는 국가면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관습국제법의 존재를 부정한 것이다. 역내 불법 행위 예외가 관습국제법인지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또한 3명 재판관의 반대 의견이 있었다.

6.아시아의 전후 보상 재판과 국가면제


그런데 아시아에서는 외국 국가를 피고로 하는 전후 보상 재판은 오래 제기되지 않았다. 일본인 피해자가 일본 법원에 제기한 원폭 재판, 시베리아 억류 소송은 미국과 소련을 피고로 한 것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평화 조약이나 일소 공동 선언에 따라 양국에 대한 피해자의 배상 청구권을 일본 정부가 포기했다며, 양국의 배상에 대신하는 보상을 일본 정부에 청구한 것이었다. 미쓰비시, 신일철 소송의 한국인 원고들은 일본 법원에서은 일본과 기업을 피고로 하고 있었지만 한국 법원에 제소했을 때 피고를 기업에 한정했다. 이처럼 아시아의 전쟁 피해자들은 국가면제를 넘기 어려운 벽으로 인식해서 자제해왔다.
그러나 2016년에 한국에서 일본군"위안부"피해자가 일본을 피고로 하여 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이 중 한건은 2013년에 피해자들이 일본과의 협의를 희망해서 조정을 제기했으나 일본 정부가 일절 응답하지 않아 조정이 성립되지 않아서 민사 조정 법의 규정에 따라 소송에 이행한 것이다.)한국에는 국가면제의 범위를 정하는 국내 법이 없고, 일본과 한국이 가입하는 국가면제 협정도 존재하지 않아서, 이들 소송에서 일본에 국가면제를 인정할지 여부는 관습국제법에 의거해서 한국 법원이 결정하게 된다.

7.판결의 사정거리


국제사법재판소 규정 제59조는 "재판소의 재판은 당사자 간에서 또한 그 특정 사건에 관해서만 구속력을 갖는다 "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이 판결이 일본이나 한국에 직접 효력을 미칠 것은 아니다. 또, 이 사건은 유럽인권조약에 따라 국제사법재판소의 관할권이 인정됐으나 한일 간에는 분쟁을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할 조약 상의 근거가 없어 장래적으로 한일의 전후 보상 문제가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될 가능성도 적다.
8.이 판결을 읽는 의미


그러나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은 관습국제법을 발견하는 자료이기 때문에 이 재판에서 전개된 주장이나 논리는 앞으로 한국 법원에서 국가면제에 관한 관습국제법을 인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또 이 판결(반대 의견을 포함)은 구미의 전후 보상과 국제법에 관한 논의를 알기 위한 귀중한 자료이다.

9.판결의 논리와 일본의 전후 보상 문제

1 이 판결은 문제를 "무력 분쟁 수행 과정에서 ""국가의 군대에 의한 행위"에 한정하면서 국가면제 적용을 인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반도와 대만 같은 식민지 지배 하의 행위(예를 들면 일본군"위안부"징집과 근로자 징용)에는 판결의 논리가 해당하지 않고, 불법 행위 예외가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2 다수 의견은 각국의 국가 실행(국내 법원 판결과 국내 법)을 조사해서 그 상대 다수로 관습국제법을 인정한다는 수법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각국의 국가 실행이 변화하면 결론도 달라질 것이다.

3 이탈리아가 주장하며 재판소 반대 의견이 지지하고 있는 "피해자가 이용할 수 있는 다른 구제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국가면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견해와 일본의 2007.4.27최고재판소 판결과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이 최고재판소 판결은 외국인 전쟁 피해자는 손해 배상 청구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재판으로 청구하는 권능을 잃었다고 판시했다. 즉, 최고재판소 자신이 외국인 전쟁 피해자에 의한 일본 법원 이용을 거부해서 "피해자가 이용할 수 있는 다른 구제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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